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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어나듯 흐르듯, 그렇게 살고 싶다

마이파라다이스 2025. 6. 20. 22:48



* 피어나듯 흐르듯, 그렇게 살고 싶다*

살다 보면 문득 멈추고 싶은 날이 있다. 왜 이렇게 숨이 막히는지, 왜 이토록 마음이 무거운지 스스로도 알 수 없는 날. 눈을 감으면 머릿속엔 해야 할 일들이 구름처럼 엉켜 있고, 가슴 속에는 말하지 못한 감정들이 먼지처럼 쌓여 있다. 그럴 때면 나는 속으로 조용히 중얼거린다.

“꽃처럼, 바람처럼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꽃은 자신을 내세우지 않는다. 누군가에게 인정을 받기 위해 피지 않고, 무엇을 이루기 위해 향기를 뿜어내지도 않는다. 그저 제때가 되면 조용히 피어오르고, 다할 때가 되면 묵묵히 진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꽃을 보면 멈춰 선다. 감탄하고, 미소 짓고, 때로는 위로받는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존재 자체로 누군가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꽃. 그런 꽃을 보면, 나도 그렇게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열심히 애쓰지 않아도, 나를 꾸미지 않아도,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누군가에게 잔잔한 힘이 되는 삶. 바람도 그렇다. 바람은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는다. 어떤 날은 부드럽게 살결을 스치고, 또 어떤 날은 거센 폭풍이 되어 세상을 휘젓기도 하지만, 결국 머물지 않고 지나간다.

자유롭고 가볍게, 그러나 결코 무의미하지 않게. 바람은 늘 움직이지만, 그 움직임 속엔 고요함이 있다. 목적 없이 흘러가는 듯 보여도, 세상 곳곳에 숨을 불어넣고, 균형을 맞춘다. 나는 그런 삶을 동경한다. 얽매이지 않고, 나답게 흐르며, 필요한 곳에 가닿는 존재. 어떤 틀에도 갇히지 않고, 삶의 바람결에 몸을 실을 수 있는 사람. 하지만 현실은 늘 그렇지 않다.




우리는 수많은 규칙과 기준 속에 살아간다. 누군가의 기대, 사회의 시선, 비교와 경쟁. 그래서 자꾸만 무언가 되려고 애쓴다.
더 잘나야 하고, 더 많이 가져야 하며, 남들보다 앞서야만 한다고 믿는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바쁘게 채우다 보면, 문득 거울 속 나를 보며 낯선 얼굴에 당황하게 된다. 나는 누구인지, 무엇을 원했는지조차 잊은 채, 방향 없이 움직이는 삶. 그 속에서 마음은 점점 지쳐가고, 삶은 점점 메말라간다.

그럴수록 나는 다시 꽃을 떠올린다. 바람을 떠올린다. 누구의 시선도 의식하지 않고, 제 자리에서 조용히 피어나며, 자유롭게 흘러가는 그 존재들을. 그들에게는 거창한 목표도, 치열한 경쟁도 없다. 다만, 주어진 순간을 온전히 살아가는 단순하고 순수한 자세가 있을 뿐이다. 그렇게 자연스레 살아가는 모습이, 오히려 더 단단하고 깊은 인상을 남긴다.




그래서 이제 나는 나 자신에게 조금은 너그러워지기로 한다. 더 가지려는 마음을 잠시 내려놓고, 지금의 나를 다독이며 살아가자고. 억지로 삶을 끌고 가기보다, 흐름에 맡기며 피어나듯 살아가자고.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고, 느려도 괜찮다.

중요한 건 남의 길을 잘 걷는 것이 아니라, 나만의 꽃을 피우고, 나만의 바람으로 흘러가는 일이다. 꽃처럼 피어나고, 바람처럼 흘러가는 삶. 그 단순하고도 깊은 삶이 내게 속삭인다. 조금 더 가볍게, 조금 더 나답게 살아도 괜찮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