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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홀로 여행기 2편 : 혼자 떠난 부산 여행, 바다보다 깊었던 시간

마이파라다이스 2025. 6. 14. 00:19



*나홀로 여행기 ②: 혼자 떠난 부산 여행, 바다보다 깊었던 시간 *

나홀로 여행 두 번째 목적지는 부산이었다. 익숙하면서도 낯선 도시. 사람들은 늘 부산을 활기차고 시끌벅적한 곳으로 기억하지만, 내가 경험한 부산은 조용하고, 사색에 잠기기 좋은 도시였다. 혼자라서일까. 부산은 유난히 고요하게 느껴졌다.

이번 여행은 조금 충동적이었다. 일요일 저녁, 문득 바다가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바로 다음 날 KTX를 예매했다. 서울역에서 아침 일찍 출발한 열차는 세 시간도 채 되지 않아 나를 바다 옆 도시에 내려놓았다. 혼자 하는 여행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이런 '즉흥성'이다. 누구의 허락도 필요 없다.

부산역에 도착하자마자 가장 먼저 향한 곳은 흰여울문화마을. 언덕 위를 따라 이어지는 좁은 골목길, 알록달록한 집들, 그리고 길 끝에 보이는 수평선. 마을 어귀에 앉아 바다를 내려다보는데, 왠지 모를 감정이 벅차올랐다. 아무 말도 들리지 않는 그 순간, 마치 세상이 멈춘 것 같은 느낌. 그 조용한 평화로움이, 혼자 떠난 여행의 진짜 선물이었다.

점심은 초량동의 오래된 밀면집에서 해결했다. 여행 중 혼밥은 더 이상 어색하지 않다. 오히려 사람들 틈에 섞여 조용히 식사를 하며, 그 도시의 호흡을 함께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이다. 국물이 시원하게 속을 감싸는 순간, 이 도시의 친절함도 함께 스며드는 기분이 들었다.

오후엔 송도 해상케이블카를 타고 바다 위를 건넜다. 혼자 탑승한 캐빈 안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더 넓고, 더 깊게 느껴졌다. 무섭기도 했지만, 동시에 그 무서움이 내 안의 작은 용기를 자극했다. 혼자지만 괜찮다고, 나 스스로에게 말해주는 것 같았다.

하루가 저물 무렵, 광안리 해변을 찾았다. 해 질 무렵의 바다는 여전히 아름다웠고, 잔잔하게 출렁이는 파도 소리는 마음을 차분하게 해주었다. 바다 앞에서 혼자 앉아 음악을 들으며 쓰는 짧은 메모는, 지금도 내 휴대폰 메모장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그 순간은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오직 나를 위한 기록이었다.

🧳 혼자 부산 여행을 계획하는 분들께 드리는 작은 팁
숙소는 광안리나 해운대 인근에 잡는 것을 추천드려요. 늦은 밤에도 안전하고, 바다를 가까이 두고 머물 수 있어요.
모바일 교통카드, 공유 전동킥보드 앱 설치는 필수! 이동이 편리해져요.
카페와 음식점 선택 시, '혼밥 환영' 표시가 있는 곳을 우선으로 하면 부담이 줄어요.
부산에서의 이틀은 빠르게 지나갔지만, 그 여운은 오래 남았다. 이번 여행에서도 가장 많이 한 말은 '괜찮아'였다. 익숙하지 않은 길, 낯선 식당, 조용한 밤거리. 그 모든 순간마다 혼잣말처럼 중얼인 "괜찮아"는 점점 내 안에서 진짜 위로가 되었다.

혼자 떠난 부산 여행은 내가 나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시간이었다. 바다보다 깊었던 그 순간들 덕분에, 나는 또 조금 더 나아졌다.